전남 광양항 연안에 길이 15m 향유고래로 추정되는 대형 고래가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4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8분쯤 광양항 송도 연안에 대형 고래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즉시 광양파출소, 해양재난구조대 등이 출동해 확인한 결과 고래는 길이 약 15ｍ에 달했다. 해경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여수 아쿠아플라넷에

어라, 고등학교 2학년 되더니 큰아이가 달라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어느 날부터인가 조금씩 달라져 있었다. 게임용 컴퓨터를 조용히 구석으로 밀어두는 모습을 보며, 아들이 별다른 말은 하진 않았지만 엄마인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아들 마음가짐이 달라졌구나. 이제 스스로 자기 길을 만들어가고 있구나, 싶었다. 오는 4월 24일(목)부터 29일(화)까지는 큰아들의 1학기 중간고사(1차 지필평가) 기간이다. 달라진 아이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그동안 아이가 걸어온 시간들이 떠오른다. 아들은 초등 1학년부터 중3까지는 합기도를 배웠다. 중2 때는 수학이 약하다고 느꼈는지, 스스로 다녀야겠다고 해서 수학 학원에 등록했다. 초등 고학년 땐 내가 제안한 화상영어를 잠깐 했고, 영어학원은 고등학교에 올라간 뒤 아이가 직접 요청해 시작했다. 내 욕심보다는 아이의 성향과 균형을 중시했고, 무엇보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여백 같은 자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운동 실력보다도 오랜 시간 한 가지를 묵묵히 이어간 태도였다. 그 경험은 아이 안에 '꾸준함'이라는 자산을 만들어주었다. 그걸 보며 나는 믿게 되었다. 한 가지를 오래 해 본 사람은 결국 해내리라는 것, 그 시간들은 절대 헛되지 않으리라는 것. 그래서 지금도 아이가 새로운 걸 시작하겠다고 말하면, 나는 먼저 믿음을 주기로 결심한다. '이번에도 해낼 거야'라는 아들에 대한 믿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하지만 늘 그렇진 않았다. 몇 년 전 중학생이던 시절, 아이는 참 치열하게 부지런히도 놀러 다녔다. 운동장이 잘 꾸며진 아이의 학교를 중심으로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자전거를 타며 온몸으로 시간을 누렸다. 그 시절의 경험은 책상 앞에서는 얻을 수 없는, 몸으로 체득한 귀한 자산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걱정이 찾아온 건, 고등학교 입학을 한 달 앞둔 겨울방학 무렵이었다. '과연 아이가 이 복잡한 고등학교 과정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지금껏 놀 줄만 알던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싶어 걱정이 들었다. 아들이 적응 못하고 힘들어하면 어쩌나, 마음이 무거웠다. 고1 엄마가 되어 처음 맞는 일정과 어려운 시험, 낯선 루틴 속에서 낯설어하는 아들을 보며 나도 덩달아 초조해졌고, 그 초조함은 어느새 아이에게도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엄마, 나 힘들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아이도 스스로 긴장하고 있었는데, 엄마인 나의 조급한 분위기가 그 부담을 더 키웠던 것 같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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